완주시티투어 코스 중 하나이기도 한 위봉산성.
BTS의 화보로 소외되었던 사적지(사적 제471호, 2006년 4월6일 지정)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서 포토존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위봉산성은 조선 숙종 원년(1675)에 쌓은 것으로 둘레가 16km에 이르는 큰 규모의 산성이에요.
유사시에 전주경기전과 조경묘에 있던 태조어진을 피난시키키 위해 쌓여진 성인데요. 실제로도 동학농민혁명 때에 전주가 함락되었을 때에 이곳에 가져왔었다고 해요. 성의 동, 서, 북쪽에 각각 문을 내었지만 현재는 전주로 통하는 서쪽에 문 하나만이 남아있고 성안에는 위봉사와 위봉폭포가 자리하고 있답니다. -위키백과 참조-
위봉산성에 도착하면 보이는 것은 서문지 하나와 그 주변을 잇는 성곽이에요. 다들 BTS가 그러했던 것처럼 반월형 서문 위에서 그 아래에서 사진찍는 데에 여념이 없어요.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라도 앉는 날이면 인생샷도 얻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죠. 성곽위를 걸어도 보고 성곽위 소나무 밑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기도 하구요. 그러다가 궁금해졌어요. 위봉사도, 위봉폭포도 다 산성안에 있다는데 이 성곽은 어디까지 이어져있는건지.
다행히 위봉산성 주변으로 저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둘레길이 나 있어요. 그래서 장맛비가 살짝 멈춘 날 걸어보기로 했죠. 위봉산성 서문지에 주차를 하고 위봉산성서문 옆길로 걸어가면 됩니다.
둘레길로 조금만 들어서면 이정표가 보이는데, 위봉산의 작은 암자인 태조암은 0.97km, 우리의 목적지인 되실봉은 2.09km앞에 있네요.
초록초록 감성 느끼며 산책하듯 걷다보면 금방 이정표가 다시 나옵니다. 태조암은 오던 길에서 직진으로 되실봉은 우측계단있는 곳으로 오르면 됩니다. 우리는 되실봉 먼저 오르기로 합니다. 오르막이긴 하지만 등산보다는 둘레길 수준의 산행입니다.
걷다보니, 우리는 위봉산성 성곽의 우측으로 나 있는 길을 걷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옆으로 성곽들이 오랜 세월을 견디며 곳곳에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시절 백성들의 노고도 느껴집니다. 도대체 어떻게 돌을 옮기고 쌓았을까요? 무려 7년동안 축조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노력들이 담겨있는 것일까요. 이곳이 얼마나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곳인지도 느끼고 또 느끼며 걷게 되었어요.
이 이정표를 만나면 거의 다 온 것입니다. 0.7KM라고 하지만 체감상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이때부터는 거의 평탄한 길의 연속이라 금방 갑니다. 포기하면 안됩니다.
되실봉 가까이에 도달하면 확트인 전망도 만날 수 있어요. 땀도 힘듦도 다 씻겨집니다. 이런 맛에 산에 오르죠.
마지막 이정표 후 조금만 참고 걸으면 만나게 되는 되실봉 정상입니다. 걷는 내내 위봉산성의 옆으로 난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뭔가 역사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랄까요.
우리는 되실봉을 찍고 왔던 길로 그대로 내려와 아까 초입에서 가보지못한 태조암에도 들려보았어요. 높은 나무로 가득한 울창한 숲을 지나 걷나보니 조금은 어둑어둑한데, 태조암 가까이 가니 그 곳은 뭔가 빛나는 느낌이 들어요. 대웅전인 법당와 요사채로만 구성되어있는 태조암은 정말 깊은 산속의 조용한 암자에요. 스님이 안에서 뭔가 하고 계셔서 방해하지 않기 위해 사진만 살짝 찍고 돌아나왔어요.
다녀와 찾아보니 태조암과 관련해 신비스러운 일화가 전해진다는데요. 19세기 말 태조암에서 여섯분의 스님이 극락정토 만불탱화(서방정토 극락세계의 9,500분의 아미타불화)를 조성하였는데, 탱화가 조성될 때 태조암쪽 산마루가 온통 탱화에서 방광하는 빛으로 휩싸여 마을 사람들이 산불 난 걸로 착각했더라는 이야기에요.
출처 : 자비화 카페 | 완주 태조암 - Daum 카페
현재 이 만불탱화는 위봉사 극락전에 남아있는데요. 부처님의 표정, 두발과 의상이 다채롭게 묘사되어 무척이나 경이롭다고 합니다. 다음에 위봉사에 갔을 때에는 꼭 찾아봐야겠어요.
다시 돌아나와 원점인 서문지로 돌아오니 딱 왕복 2시간(쉬엄쉬엄, 사진도 찍은 시간포함)이 걸렸어요. 가을에 한번 더 만나보고싶은 위봉사둘레길이었어요. 위봉산성까지 오셨다면 위봉산성둘레길도 걸어보면 의미있을 것 같아요. 직접 걸어보니 더욱 의미있고 위봉산성이란 사적이 완주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게 느껴지네요.
오늘 산행, 오늘 둘레길 걷기 도전도 성공!
만약 위봉산성둘레길 걷기에 도전하신다면 그냥 사진찍기 좋은 명소 주변을 걷는 것에 그치지말고 문화유산의 가치를 느끼면서 걸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Tip. 위봉산성과 위봉폭포, 위봉사는 한 세트!
위봉산성에 왔다면 위봉폭포, 위봉사도 둘러보기 필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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