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여행] 완주 언택트명소 천호성지와 되재성당지를 찾다
오늘의 여정은 완주의 천주교 성지인 비봉면의 천호성지에서 시작했어요.
손이 시린 한겨울의 낮, 햇살은 내리쬐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주차를 하고 작은 실로암연못을 지나 만난 대숲길은 내리는 눈을 더욱 아름답고 아늑하게 느끼게 해 주는 신비한 곳처럼 느껴집니다. 초록초록한 대나무 숲길을 사부작사부작 거닐어봅니다. 천호성지 곳곳을 산책하면 근심걱정이 다 사라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난 가만히 있는데 '저절로 되는 힐링' 이랄까요. 첫코스부터 오늘 여정에 대한 기대감에 사로잡힙니다.
대숲길을 지나 좌측으로 가면 그 옛날 천주교 박해시절 천주교 신자가 숨어들었던 천호마을이 있고 천호성당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불발탄 탄피로 만들었다는 종과 낡고 녹슨 오래된 느낌의 종탑이 우릴 맞이합니다. 지금도 미사시간30분 전에 이 종으로 미사시간을 알린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옆으로 한옥으로 된 천호성당이 있습니다. 누구나 와서 기도할 수 있도록 언제나 개방되어있는 천호성당 내부는 작은 시골마을의 성당이라 치기엔 규모도 있는 편입니다. 이렇게 작은 마을에 성당이 있다니 그 역사의 깊음이 느껴지네요.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복하는 모습을 담은 장식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있네요. 1839년 기해박해를 전후하여 주로 충청도지역의 천주교신자들이 천호산일대에 들어와 땅을 일구고 신앙공동체를 이루었다고 해요. 깊숙한 골짜기에 위치한 마을이라 피신하기에 제격이었겠지만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이 있었을지 숙연해지는 기분입니다.
발길을 돌려 천호성지 쪽으로 향해봤어요. 처음 만날 수 있는 곳은 천호 가톨릭 성물박물관이에요. 성탄절이 지난지 얼마되지않아 크리스마스리스가 예쁘게 장식되어있네요. 성베드로관과 성바오로관으로 이루어진 박물관에서는 170여년동안 이어오는 천주교의 문화유산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누구든 이용할 수 있지만 단순히 관람을 하는 곳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은 그 어떤 박물관보다도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이 곳은 월요일은 휴관이며 동절기(11월~3월)에는 오전 10:00~오후4:30까지 하절기(4월~10월)에는 오전 10:00~오후5:00까지 관람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박물관을 조용히 관람하고 나와 성인들이 모셔져 있는 곳으로 가 보았어요. 103개의 계단길 끝까지 올라가면 10여명의 순교자가 묻힌 성인묘역이 자리잡고 있어요. 드넓은 잔디밭을 중앙에 두고 한쪽으로는 부활성당이 자리 잡고 있어요. 건물과 십자가의 조화가 무척이나 아름다워요.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경건한 순례가 되고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 또한 아름다운 풍경과 멋스런 산책길을 경험하게 하는 천호성지는 사계절 내내 가볼만한 완주의 명소랍니다.
이번에는 차를 타고 천호성지와 30분 거리에 있는 화산의 되재성당지로 떠나보았어요. 역시나 굽이굽이 깊은 산골에 자리한 되재성당은 우리나라의 최초의 한옥성당으로서의 의미를 가진 성당이에요. 한강이남에 처음 세워진 성당, 우리나라의 두번째 성당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때 전소한 성당을 1954년 재건했다가 그이후 2009년 처음 세워졌던 원형의 모습, 바로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는데요. 전라북도 기념물 119호로 지정되어있을 만큼 가치 또한 큰 유산이랍니다. 이곳 역시 조선후기 천주교의 박해를 피해 숨어든 신자 중심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만큼 역사도 깊고 의미도 있는 곳이죠. 작지만 고풍스러운 느낌 가득한 한옥성당의 모습이 정감있고 운치 있어요.
되재성당지의 옆의 툇마루마다 3개의 출입구가 구분되어있는데, 노인과 장년층, 어린이들이 각기 다른 문으로 출입했다고 해요.
성당 내부는 가운데 긴 벽을 두고 있는데, 남녀를 구분하여 미사를 드렸다고 하네요. 예전에는 이 작은 공간에서 400명 이상이 무릎을 꿇은 자세로 한꺼번에 미사를 드렸다고 하니 종교의 힘이 얼마나 큰지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마당에는 되재성당지를 소개하고 있는 안내판이 있는데, 최초의 성당설계자였던 신부님의 설계도와 그 당시의 성당사진도 볼 수 있었어요. 누군가에는 포근한 안식처가 되었을 그 때 당시의 성당이 다시 이렇게 살아난 걸 보니 그 시대와 지금이 연결되어있는 것만 같아요!
되재성당지는 최근 KBS감성로드다큐인 '한 번쯤 멈출 수밖에' 라는 프로그램에서 가수 이선희씨와 아나운서 이금희씨가 다녀가 재조명되고 있어요. 예전보다는 찾아오는 발걸음도 늘었다고 해요. 살면서 한 번쯤 멈추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 때 쉼이 필요할 때 다녀가보세요. 천호성지와 되재성당지 두 곳 모두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토닥여줄 것 같아요. 이 두 곳 외에도 완주에는 한국천주교 역사상 중요한 곳인 초남이 성지도 있어요. 최근 초남이 성지에서 한국 천주교의 첫 순교자의 유해가 발견되면서 완주가 천주교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데, 완주의 천주교명소들이 완주만의 특색있는 순례길로 가꿔지길 기대해봅니다.
위로를 주고 싶을 때,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다녀가면 좋을 완주의 언택트명소 천호성지와 되재성당지에 2022년에는 꼭 한번씩 들려보시길 추천드려요!
천호성지
되재성당지
인근 가볼만한 곳
되재성당지 가는 길에 만난 작은 무인빵집!
이 곳은 KBS김영철의 동네한바퀴에 나온 곳인데, 우연히 만나 너무 반가웠어요.
화산면소재지에 위치해 있답니다.
화산애빵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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