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기획 탐방] 걸어서 삼례 속으로
완주군은 전주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차가 없으면 여행하기 힘든 곳으로 여겨져왔다. 그런 완주가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보여행자를 위한 '읽기 쉬운 표준관광안내판' 설치를 마무리하였다.
안내판은 주요 관광지 3곳을 거점으로 하여 총 86개로 제작 설치되었는데, 주요관광지 3곳은 삼례문화예술촌과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소양오성한옥마을 일원이다.
뚜벅이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차역과 터미널이 있어 접근성이 좋은 삼례지역에 도보여행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추가된 셈이다.
뚜벅이는 아니나 오늘 하루 뚜벅이 행세를 하고 반나절동안 삼례를 둘러보았다.
마침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한다. 포기할 내가 아니다. 바람과 눈을 이겨내고 뚜벅뚜벅 걸어본다.
삼례공용터미널에서 관광안내판과 방향표지판을 따라 걷다보면 처음 등장하는 첫번째 관광지가 그림책미술관이다. 삼례책마을을 조성하면서 '삼례는 책이다'라는 표어 아래 그림책미술관에 대한 준비도 같이 해 왔다. 그림책이 단순히 우리 아이들이 보는 책이 아니라 100세까지도 읽는 모두를 위한 그림책으로 창조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그림책미술관이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삼례문화예술촌이나 책마을처럼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하여 박물관으로 탈바꿈하였다. 그림책미술관이 어떤 새로운 가치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어떤 모습으로 사랑받게 될지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두번째 장소는 삼례성당으로 1955년 8월에 지어진 오래된 성당이다. 종탑 아래쪽 주출입구와 보조출입구가 모두 아치형으로 만들어져 있는 등 장식적 처리와 디자인이 뛰어난 건물이다. 눈내리는 풍경 속 성당의 모습이 화려하진 않지만 차분하고 겸허해보이는 건 느낌탓일까. 꽃모양창문이 포인트가 되어 친근한 느낌을 풍긴다.
세번째 장소는 책마을문화센터로 다양한 책들과 고서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책을 구입할 수 도 있으며 내부에 카페가 있어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1999년 설립한 영월박물관은 2013년 삼례로 이전하였고 2016년 고서점과 북카페, 북갤러리를 갖추었다. 이 건물 역시도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하였다. 아날로그 감성을 찾고싶다면 아이들과 애인과 함께 의자에 앉아 책을 느껴보는 여유를 가져보아도 좋을 것 같다. 헌책냄새가 정겹게 느껴진다면 당신도 책을 사랑하는 존재일 것이다. 많은 책들 앞에서 올해는 책을 좀더 사랑해볼까하는 마음을 진지하게 가져본다.
네번째 장소는 삼례문화예술촌으로 일제강점기에 사용했던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하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해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모모 미술관, 디지털아트관, 소극장 시어터애니, 문화카페 뜨레 등이 있었으나 현재 새롭게 단장 중이다. 야간에 찾아오면 예술촌 주위는 불빛들의 향연으로 새롭게 변신 중에 있다. 그동안 완주의 대표관광지로 사랑받아온 삼례 예술촌이 어떤 문화와 어떤 예술의 시선으로 탈바꿈할지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다섯번째 장소는 금와생태습지공원이다. 이곳은 금개구리 서식지를 주제로 조성된 습지생태공원으로 만경강 주변의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관찰학습장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금와생태습지공원의 독특한 점은 개구리의 한살이를 볼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고보면 완주는 주민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곳곳에 있어서 참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여섯번째 장소는 수도산 근린공원 상생도시숲으로 다양한 수종으로 만들어졌으며, 오감체험숲, 놀이공간을 조성하여 전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놓은 숲이다. 공원으로 가는 길은 가벼이 산책하는 느낌으로 움직이면 될 것 같다. 도보여행이라고 해서 다리가 아프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접어두어도 좋을 것 같다. 시골풍경, 시골냄새 맘껏 느끼는 여유와 사색의 시간들이라고 말하고싶다.
일곱번째 장소는 비비정과 비비정예술열차이다. 비비정은 낙조가 예술인 곳으로 황금빛 들녘과 푸른 물길이 만나는
풍요의 강인 만경 강가에 만들어져있다. 기러기가 쉬어가는 곳이라고 하여 비비 낙안이라고 불릴 정도로 주변 풍경이
아름답다. 실제 비비정 가는 길에는 '비비낙안'이라는 BTS가 다녀간 카페도 자리하고 있어서 젊은 커플들이 많이 찾고 있다.비비정 예술열차는 만경강 폐 철로위에 기차를 가져다 놓아 식당, 카페 등으로 이용중인 곳으로 이곳 또한 낙조가 아름답다.
이렇게 일곱개의 장소를 표지판을 보고 찾아 다니다 보니 하루가 금방 가는 기분이 었다. 삼례문화예술촌 바로 뒤에 삼례역이 있어 기차를 이용하는 분들도 쉽게 여행 할 수 있을것 같다. 또한 점심식사는 새참수레를 이용하면 좋다. 새참수레는 완주의 농산물을 이용하여 조리하는 농가뷔페다. 음식이 정갈하고 맛이있고 내부가 깔끔해 인기가 좋은 식당이다.
도보여행자들은 길을 잃어버릴까봐 걱정하는 일은 그만해도 될 것 같다. 완주의 스마트한 관광안내판을 쭉 따라 걷다보면 좋은 구경할 일만 남았으니. 물론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공용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안내판을 따라 도보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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